패션과 음식의 언캐니
칠십 두 번째, 행간의 이미지
누군가 음식이 새로운 '패션'이자 트렌드한 라이프스타일 주동자라 하지만 원래부터 음식과 옷, 패션과 식사는 가족 유사성이 깊은 두 개의 문화적 코드이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패션 코드가 있고, 어떤 옷을 입는지에 따라 그에 맞는 식사 예절이 존재한다. 즉 정장을 입고서 떡볶이를 먹을 수 없고 최고급 다이닝 코스를 두고 쓰레빠를 신고 올 순 없듯이 패션과 식사는 각자의 TPO를 밀접하게 공유한다.
이렇게 보면 서브웨이 휠라, 커버낫과 진로, 풀햄과 맛동산 등 먹는 것과 입는 것 사이의 콜라보들이 지난 1년 사이 유행처럼 터진 것은 괜한 우연이 아니란 생각도 든다. 이들의 콜라보는 이질적이고 신선한 이미지를 일으킴과 동시에 서로 연결 가능한, 유사한 브랜드 TPO를 전한다.
젊음을 위한 새로운 대세감을 공유하거나(커버낫x진로), 취향을 타지 않는 보편적인 즐거움(풀햄x맛동산)을 타깃으로 하든가 등등 연결 가능한 키워드를 통해 서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 한다.
물론 이질적인 만남의 모양새가 어떻고 그에 따른 바이럴 체크가 더 중요한 것이 콜라보의 역할이기에, 이러한 의미적 연결점은 사실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닐 것.
UV Zhu의 <The Food Fashion>은 옷과 음식, 패션과 식사의 콜라보를 넘어 완전히 결합한 모습을 3D 이미지로 구현한다. 두 개의 코드가 하나의 실체로 표현되어, 옷도 음식도 아닌 반反 기능적인 혼종물이자 패션과 식사 그 어떤 것으로도 정의하기 어려운 언캐니한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즉 두 코드 간 의미적 연결점을 하나도 남기지 않는, 이질한 감각만이 뇌리에 남는 이미지네이션이라 할 수 있다.
#패션과식사 #음식과옷 #콜라보를넘어언캐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