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적 차원의 미학



칠십 번째 행간의 이미지

“강력한 힘을 갖춘 인류는 더이상 예술가들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3만년전에 구석기 시대의 엄청난 궁핍 속에서 이미지는 공포와 기술의 시발이 만나는 지점에서 솟아났다(레지스 드브레)”

그러나 이 사진들이 드론과 최첨단 사진 기술에 의존하여 찍은 것이라 해서, 예술의 작품이 아니라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미학적 수단이 오직 예술가의 육화된 행위에서만 나온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좁디좁은 생각이 아닐까. 이 작업물이 보여주는 고도화된 이미지 기술은 예술사가 그토록 고민하던 재현과 해석의 문제를 지구적 차원으로 끌어 올린다는 점에서 그 어떤 예술 작품보다 더욱 예술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의 모습이 다른 차원의 시선에서 포착되었을 때 오히려 그 모습이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으로 경험된다는 점이 바로 이 작업물이 말하는 핵심 메시지일 것. 이는 현대 예술의 오랜 전통, 즉 땅을 딛고 있는 인간의 눈과 시선에 대한 한계를 처음으로 지적한 인상주의의 맥을 같이하는 것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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