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성의 감각


“눈을 뜨면 오디오 기기로 음악을 듣거나 텔레비전을 켜고 뉴스를 시청한다. 이것들과 날마다 시간을 보내며 더불어 산다. 이 익숙한 물건들이야말로 내 삶에 관여하면서 그것을 일구는 조력자들이다. 이 낯익은 거실과 사물들이 저마다 시간들을 뿜어낸다(로버트 그루딘)”

<리타의 정원>에서 작가는 자연이 주는 무시간적 지혜를 온몸으로 체득하며 영원한 감각이란 오직 순간 속에서만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 조건은 자연처럼 시간의 깊이를 영겁의 세월 동안 간직한 대상을 만나야 한다는 것. 그러나 우리 주변을 둘러싼 도시적인 모든 것들은 전부 쌓이는 것 없이 일회적이라 여의치 않다. 더군다나 갈수록 모든 읽기, 보기, 말하기가 1분도 채 안되는 스크롤링으로 스쳐 가기에 시간이 대단히 파편적으로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을 뿐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애써 위의 이미지처럼 모든 사물에 인위적으로 시간을 깃들게 하여 외적으로나마 충만한 시간의 착시를 만들면 어떨까? 재미는 있겠지만 착시는 착시일 뿐. 그래서 일상의 작은 틈새에 무시간적인 습관을 시작해보면 좋겠지만, 밟히는 도처마다 전부 바쁘게만 흘러가는 것뿐이라서 쉽게 깊이가 내려앉지를 못한다. 그런 점에서 시간을 몸으로 축적하고 마음으로 깊이 소화한 글을 만나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이리라. 음 리타의 정원을 좀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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