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or’s Screenshot


가닿는 유니버셜


미팅 가기 전 발견한 작은 유니버셜 디자인 사례.


커피 주문의 맥락에서 커버 가능한 다양한 주문 행위들을 큰 글자의 매뉴얼로 담아냈다. 이 매뉴얼은 단순히 글자를 보기 좋도록 큰 사이즈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발화 행위를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즉 손짓, 눈짓만으로도 커피 주문을 할 수 있게 돕는 레이아웃으로 툴킷을 구성한 것이다.

물론 이 툴킷이 실제로 얼마나 자주 사용되느냐는 중요하지 않을 것. 나 같은 '정상적' 발화 행위자들이 그토록 자연스럽고 아무렇지도 않은 주문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크나큰 도전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유도했다면 그걸로 이 툴킷은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 카페가 방문자를 대하는, 작지만 조금 다른 태도가 방문자의 마음에 가닿고 있는 것은 덤.

이 툴킷은 안암역 이디야 카페에 배치돼 있다. 안암 지점의 특징을 오늘 발견했는데 이는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거의 결재를 하자마자 커피가 나온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는 점이다. 느리지만 사려 깊은 이 매뉴얼과 심히 대조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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