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탁, 승리의 전리품


독어로 금요일이란 뜻의 프라이탁 초창기 어느 슈퍼마켓에서 ‘도너스탁(Donnertag, 목요일)’의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모조품이 있었다. 그것은 원본이 가진 업사이클링의 형식도 가방으로서 질료적 탄탄함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프라이탁 최초의 카피캣이었다. 이후에 사라진 카피캣 ‘도너스탁’은 수십 년이 지나, 오리지널 브랜드 프라이탁에 의해 다시금 생명을 얻었다. 그것도 그들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팝업 쇼케이스에서.




30주년 쇼케이스는 슈퍼마켓 테마의 인테리어에 ‘도너스탁’ 태그를 붙인 제품들을 선보인다. 이는 초창기 카피캣의 상황을 재치있게 패러디하는 것 이상의 메시지를 담는다. 슈퍼마켓이 가진 일상적 친근함은 2가지 의미를 전한다. 하나는 지난 30년간 스위스 로컬 브랜드에서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공한 프라이탁의 스토리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업사이클링이란 생소한 개념을 패션의 친숙하고 자연스런 스타일로 자리매김한 프라이탁의 지위를 슈퍼마켓이란 컨셉으로 전유해 보인다.



이와 함께 초창기 모조품 ‘도너스탁’을 특별 에디션으로 차용하여 카피캣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원본화하였다. 이는 오리지널 브랜드가 가진 고유함에 대한 강한 확신, 즉 오직 프라이탁만이 ‘프라이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모조품 패러디로 보여준 것이다. 더불어 프라이탁의 등장 이후 ‘업사이클링’ 컨셉으로 우후죽순 등장한 카피 브랜드들에 대해 원본이 선언하는 승리의 제스처이며 ‘도너스탁’ 에디션은 승리를 자축하는 전리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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